카테고리 없음

관악산 설화는 어데로 갔나?

생원세상 2010. 1. 12. 23:41

 

일요일, 1월10일 관악산 친구랑 등산 시에 보았던 그 아름다운 설화와 상고대를 다시 보려고 내자와 같이

오늘 화요일인 1월12일 시간을 내어 갔더니 그 아름다운 것들이 모두 다 사라져 버렸다.

 

 

오르는 코스는 일요일과 같은 곳으로 올라가면서 그래도 아직 그런 아름답고 꿈속길 같은 풍경이 남아있겠지

하고 희망을 갖고 올라갔다.

 

 

과천 교회의 주차장으로 들어가 주차 해 놓았다. 평일이라 신도들이 많이 오지 않는 가 거의 비여있다.

바로 그 앞에서 산으로 오르는 길이 있어 평일에 이리 오면 편리할거 같다.  과천 청사 사람들이 이용하는

직원용 주차장은 오면서 보니 차단기를 설치해 놓고 주차관리를 한다. 전에는 아무것도 없어 그냥 주차하기 편했는데. 차를 갖고 다니려니 참으로 불편하게들 만든다.

 

 

오르는 길에 누군가가 스틱으로 눌러놓았던 눈덩어리가 떨어져 나와 꼭 도너츠같이 눈위어 올려져 있다.

나뭇닢이 엉켜 얼어붙어 나뭇닢을 집어 올리니 요런 모양이 걸려 매달린다. 어찌 저렇게 떨어져 나왔을까?

 

 

오르면서 하늘을 보니 너무 파란 하늘이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관악산의 정상 송신탑들을 좌우 대칭하여 그림을 잡아보았다. 이 사진을 여름날에 보면 얼마나 시원하게 느껴질까?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린 관악산은 여지껏 못 보았기에 두번씩 온 것이다.

 

 

산 길은 아직도 눈 밭이다. 눈이 계속 영하의 날씨이다 보니 녹지 않아 걸을때 마다 뽀송 뽀송 소리를 내 준다.

나무위에 남아있던 눈들은 바람에 그리고 낮 태양열에 녹아 내려 버렸다. 겨우 이틀만에 이렇게 달라질 수가.

 

 

여지껏 관심있게 보지 않았던 바위 안의 그림이 오늘은 새삼 눈에 들어온다.  호랑이 해라 그런가

호랑이 그림같이 바위속에 새겨져있는게  신비스럽다. 누가 그린건 아닌데, 물 자국인가 이제 아예

그림같이 굳어져 버린것이다.

 

 

오르면서 우면산 쪽을 보니 눈으로 덮힌 산에 나무들이 능선위에 서 있는게 꼭 산을 그리는 굵은 선 같이

보인다. 눈이 많이 와서 볼수있는 현상이다.  그리고 내가 쓰고 있는 모자는 콘트롤데이터 근무 시

1982년도 1월 한달간  미국 미네소타에 있는 본사 공장에서 연수교육 받을 때 사온 것이다.

North Star 라는 미네소타 주의 야구팀 이다. 지금은 그 팀이 미네소타에 없다. 차믕로 오래된 모자인데

오늘 쓰고 나오니 머리에 땀도 전혀 나지 않고 좋았다.

 

 

관악산은 언제 보아도 우람하고 든든해 보이며 산행하기 좋은 산이다. 멀리 흰눈으로 덮힌 연주암 사찰

지붕이 돋보인다. 바위가 많은 산이다 보니 계곡에 물이 항상 많이 흐르지 못하고 건조하다.

비라도 많이 오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눈 속에서 삐져 나와있는 소나무의 기둥이 영문자 B와 같이 보인다. 하얀 눈위에 서있는 저 소나무들은

발이 시렵지 않을까?  그 모양이 바보 라고 보이기도 하다. 바보이기에 그렇게 추운 날씨임에도 꿋꿋하게

서 있나 보다.  어쩌면 인간들도 모두 바보인지 모른다.

 

 

자연은 언제나 우리 인간들에게 교훈같은 것도 준다. 여름이면 더러워진 자연을 깨끗하게 씻어주는 비가 있다.

너무 더러우면 폭우가 내려 말끔하게 앃어주고, 겨울이면 좀 더러운건 하얀 눈으로 덮어주어 잠시 잊게 해준다.

인간들에게 남의 잘못을 이렇게 흰눈으로 덮어주듯 하라는 것일지도 모른다.

 

 

눈이 많이 쌓인 곳을 한번 밟아본다. 이제 많이 증발 되였나 그리 깊지 못하다. 남쪽 방향이다 보니 더 얇아진게다.

 

 

눈 한 조각을 스틱으로 찍어드니 작은 조각 하나가 들려진다. 강하게 비추는 태양을 향해 올려 들어본다.

가로등 같이. 저 작은 조각으로 태양을 가려보지만 태양은 그래도 비춘다. 내가 내 자신을 가려 나를 감춘다

해도 소용 없듯이.

 

 

사당으로 갈라지는 봉우리 정상길로 올라서니 적송 한 그루 멋진게 나타난다.  커다란 분재 같은 소나무

한 그루.  용 한마리가 구불구불 휘 감고 승천하는 그런 모양의 적송이다.

 

 

 

그 정상에서 ㅅ관악산의 정상을 담아본다. 이 봉우리는 처음으로 올라와 보는 거 같다.

이 봉우리 북쪽 방향은 사당동과 낙성대로 내려가는 길이다. 북쪽이라 이 넘어에 지난 일요일 상고대가

꿈속길 같았던 곳이기에 그걸 보러 온 길이다.

 

 

이 쪽 방향에서 관악산의 두 정상을 담아보니 그런대로 새로운 기분이다. 아주 남성다운 산세를 보는 거 같다.

 이렇게 웅장하고 장엄한 관악산의 산 줄기와 계곡에 우리 인간들이 다니는 길은 아예 보이지를 않는다.

 

 

 

이런 곳을 이렇게 안으로 들어가면 길들이 요리조리 예쁜 길들이 나 있다.  그 길들이 요즘 폭설로 인해

아름다운 눈길로 뒤 덮혀있다. 눈길을 걷노라면 더 힘은 들지만 피로감은 덜 한거 같다. 그 소프트한

쿠션으로 인해.

 

 

이제 이틀 전에 보았던 그 꿈속 길 같던 상고대는 이렇게 앙상한 나뭇 가지들로만 서있다.  나뭇닢이 없으니

울창한 숲은 아니고 스산한 겨울의 풍경 그 자체이다. 그 아름답고 꿈길 같은 동화의 나라는 어데로 갔나?

 

 

산 바닥을 채우고 있는 하얀 밀가루 뿐. 한 움쿰 쥐여도 뭉쳐지지 않는다. 너무도 기온이 차가우니.

영하 15도는 된다고 한 오늘이다.  바람이 부는 곳을 지날때면 뺨이 아리다.  매서운 한설의 바람이라

칼바람 그 것이다.  또 따뜻한 양지 바른 곳에서는 포근하다.

 

 

나무가지 사이로 비춰 내리는 태양의 빛은 좀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손으로 만지면 폴폴 날라가는 여리고

보드라운 솜털 같은 흰 눈. 그 위를 나무의 기둥 그림자로 그림을 그린다.  굵은 선, 가는 선 휘여진 선이랑

들로.  태양이 오늘의 화가이다.

 

 

오늘의 하일라이트로 생각하고 올라왔는데 그 하일라이트는 이런 잡목들의 앙상한 기둥으로만 남아있다.

흰 캠버스에 잡목 가지들만 춤추듯한다.  언제 다시 오리라. 눈이오고 폭풍한설이 몰아친 다음 날 다시 오리라.

그때는 일요일의 그런 꿈속 길에 다시 한번 빠져 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