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가을에 2박3일 간 옆지기와 같이 가 머물렀던 미천골 휴양림이라는 곳에서
산속의 냄새에 취한 적이 있다. 나무가 빽빽하니 들어서 있는 그 속에서 이틀 밤을 지내면서
느낀 휴양림의 맛에 향수같은 걸 느끼곤 하였다.
또한 남해의 금산에 있는 편백 휴양림에서는 텐트를 치고 하루밤을 그곳에서 보낸 적도 있다.
학창시절과 결혼 해서도 텐트 갖고 여행 다닌 것이 그립다고 이 나이에 그리 한번 해 보자 하여
갔던 것인데 여름 휴가 때인데 그때는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이였다.
이번 연휴기간 동안 사전 예약을 못해서 텐트로 다시 한번 추억삼아 하자하여 아침 새벽같이
집을 나서서 미천골 휴양림 쪽에 있는 삼봉 휴양림으로 향했다. 영동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속사에서
빠져 나와 이승복 기념관을 지나 운두령을 넘어서 오대산 자락 뒤쪽에 있는 곳이다.
야영 데크가 휴양림에는 있는데 이곳에 텐트 치려면 선착순이다. 전날 확인 해 보니 연휴기간에는
사람들이 많아 가능이 확실치 않다고 한다. 14일 현재로는 1/3 이 비여 있기는 하다고 한다.
아침에 가면서 10시쯤 전화 해 보니 25명이 대기하고 있단다. 가망이 없다고는 하나 그래도 그냥 가 보았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자리는 없다. 그 입구 계곡 앞에 삼봉콘도형 팬숀이 있어 무작정 들어가
확인 해 보니 오늘은 방이 없고 내일은 된다고 한다. 계곡쪽에 평상이 여러개 놓여 있어 이곳에
텐트치고 하루 밤 지내고 내일 방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그 평상에 텐트를 칠 수가 있었다.
텐트 치고 점심을 해 먹고 그냥 쉬기로 하였다. 오후에는 삼봉휴양림 안에 철분이 많이 함유된
삼봉약수가 있다 하여 차를 갖고 들어가서 페트 병에 담아 왔다. 약수물이 오색약수나 방아다리 약수 같이
철분 냄새가 많이 난다. 그 약수터에는 3 개의 구멍이 있는데 그곳에서 물을 퍼 담게 되 있다.
희안하게 이런 물이 여기서 나오는게 신기하다. 그런데 그런 약수가 그 아래에 신약수라는 이름으로
하나 더 있었다. 철분 냄새가 더 강해서 먹기가 좀 좋지 않았다.
이 곳에는 휴양림에서 운영하는 산막이 아파트 같이 2층으로 되있다. 계곡 건너에는 단독 산막들이
몇개가 산재 되 있다.
아래 입구에서 올라가면서 계곡 좌우로 텐트 칠수 있는 곳이 1야영장 2야영장 하며 데크가 56개가
있다고 한다. 산막도 여기저기에 오르면서 산 속에 잘 배치되있는게 눈에 띈다.
저녁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텐트 안에서 들으니 개울가 물 소리에 텐트 위로는 나뭇가지를 거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어울려져 코러스를 이루며 우리들의 귀를 즐겁게 해 준다. 자연의 소리.
지저귀는 새 소리는 없지만 바람 소리, 비 오며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들과 계곡에서 바위돌에 부디치며
흐르는 시원한 계곡 물 소리들.
밤새 비가 내리면서 기온이 뚝 떨어졌다. 밤에 자는 데는 추운 기가 돌아 담요를 더 덮고 자야했다.
오랜만에 다시 텐트에서 자 보는 것인데, 지난 번 남해에서와 같이 비가 오는 게 똑같다. 이날은
바람이 저 멀리서 불어오는 걸 느끼지 못했다. 폭풍우가 오는 그런 날씨가 아니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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