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악장. 아다지오
4악장 Adagio
웅변적인 이별을 다루고 잇는 이 악장은 대조된 두 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이 두 주제가 소나타 형식처럼 발전하고 재현된다기보다는 모습을 조금씩 바꾸면서 번갈아 등장한다고 보는 것이 더 옳은 일일 듯 한데, 이런 형식은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두 주제의 변주 형태로 쓰여진 4변 교향곡과 6번 교향곡의 느린 악장을 떠올리면 될 것이다. 중간에는 웅변적인 클라이맥스가 놓여있고 그 후에는 점차 규모가 줄어들며 실내악 형태의 현악 합주로만 끝난다. 역시 모랜도이다. 이 초월적이고 명상적인 마지막 부분에 대해 마이클 틸슨 토마스는 '세상 구경을 다한 말러가 내려와 날개를 접는 것'이라는 묘사를 하기도 했다. 또한 이 부분에서 예민한 몇 학자들은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의 네 번째 곡이 숨어 잇는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 제1바이올린은 다음 가사 부분을 조용히 노래한다. "저 위에서는 좋은 날이 되겠지."
교향곡 제9번 D장조 "이별" (Symphony No.9 in D Major)
말러는 이 제9번 교향곡에서 또다시 성악을 제외하고 순기악곡을 작곡하였다. 구성적으로는 4개의 악장으로 되어 있는데 전통을 벗어나 제1과 제4악장을 느릿한 것으로 만들고 있다. 그리고 기법적으로도 이제까지의 교향곡보다 진취적이며 선적(線的)인 대위법을 교묘하게 사용했고, 화성법을 확대하여 새로운 화성 감각을 내는 등, 그러한 것들로 하여금 균형을 넓혀 음체계의 개혁마저도 보이려 했다. 여기에는 조성 조직상 음악의 하나의 한계를 한다는 사람도 있다.
말러는 이 곡을 작곡하고 있을 무렵, 체력적으로 무척 지쳐있어서 죽음까지도 종종 생각했었다. 이 곡의 바로 앞에 쓴 「대지의 노래」를 「제 9번」교향곡으로 해야되는 것을 흔히 「제 9번」이라는 작품 주변에 일고 있는 숙명적인 선배 작곡가들의 생애를 참작해서 「제 9번」이라 부르는 것은 기피할 정도이기도 했다. 때문에 이번에 작곡된 「제 9번」교향곡에는 말러의 죽음에의 직관적인 자세가 없지 않다는 것이다. 사실 이 제 1악장의 전개풍 부분에 대해 「오! 나의 사라져 버린 젊은 나날들이여. 오! 모두 흘러가 버린 사랑이여...」라고 쓰기도 했고 제 3악장의 첫 머리에는 스케치 할 때 「아폴로에 있는 우리 형제들에게」라고 기록했고 제 4악장의 최후를 「죽는 것처럼」끝내고도 있다. 이와 같이 이 곡에는 죽음과 관계가 있다는 것은 많은 말러 연구가들도 그 점을 인정하고 있으며, 알반 베르크까지도 부인에게 보낸 서간에서 이 곡의 악곡 분석(아날리제)에 즈음해서 그것을 강조하고 있다.
1909년 여름, 이 「제 9 교향곡」의 작곡에 착수하여 다음 해 4월1일에 완성했다. 주로 토프라하에서 가까운 알트 슈르델바하에서 피서 중에 작업했으나 10월에 뉴욕에서 지휘자로서의 바쁜 생활의 사이사이에 진행시켜 결국 완성한 셈이다. 그리고 말러는 그 다음해 5월 11일에 세상을 뜨고 말았다. 말러의 사후 1년쯤 후 1912년 6월 12일에 빈에서 제자인 브루노 발터의 지휘로 초연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