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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잘 먹을 줄 알면 되느니라.

생원세상 2006. 12. 11. 16:54

당나라 마조(馬祖) 선사의 법을 이은 대주(大珠)화상께

원율사(源律師)라고 하는 승려가 찿아와 여쭈었다.

"화상께서 도를 깨우치셨다는 말씀을 들었는데,

평소에 수행을 어떻게 해서 공부의 힘을 얻게 되였습니까?"

대주화상은 즉시 대답하셨다.

"공부란 별것이 아니야. 그저 배 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는 것이지."

"그거야  세상사람 모두가 똑같이 하는 일이지 않습니까?

밥먹고 자는 것이 공부라면 일반사람들도 다 화상과 같이 공부를 하고 있고,

또 도를 이루었다고 해야겠네요?"

"원 천만의 말씀! 세상사람들이 겉으로는 그러하지만 속은 딴판인걸 ?"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는데, 무슨 겉과 속이 따로 있습니까?"

"암, 있고 말고.  세상 사람들이 밥 먹을 때 밥만 먹고 잠잘 때 잠만 자던가? 

밥을 먹으면서도 이 생각 저 생각 공상과 망상을 끊임없이 하고,

잠잘 때도 기와집을 몇 채씩 지었다가 허무는 등,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

(탐진치 (貪瞋癡)) 의 무덤속에 파뭍혀서 밥을 먹고 잠을 자니

어찌 밥을 잘먹고 잠을 잘 잔다고 할 수가 있겠는가?

하지만 나는 다르네. 밥을 먹을 때는 오직 밥 먹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없고,

잠 잘 때에는 그저 잠만 잘 뿐,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의 어떠한 것도 떠오름이 없다네."  

 

놓을 줄 알 때 행복이 온다.

 

수심과 근심 보따리를 가슴에 가득 안고 다니는 사람은

성질이 급하고, 고집이 세고, 신경질이 많은 사람이라.

고무줄이나 용수철은 당기면 늘어나고 놓으면 오그라 든다. 

이것처럼, 사람도 신축성이 있어야 인생길에

상(傷)함이 없이 살아 갈 수가 있다.

 

성질이 급하고 고집이 세고 신경질이 많다는 것은

인간이면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의 속성이다.

이 세가지의 독(毒) 즉 삼독 (三毒)의 마음이

부드럽고 평화롭고 착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 서야

행복이 올 수가 있다.

 

(불교신행연구원 김현준 원장의 법공양11월호에 게재한 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