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수확하는 날
밭에 심어 놓은 고구마를 캐야 하는데 비가 그동안 너무 와서 밭이 아직도 축축하여
별반 잘 들어있지 않다. 지난 주에 작은 고랑 한 곳을 캐 보았는데 좀 시원찮다.
오늘은 심어놓은 2 고랑 긴 곳을 모두 캘 요량으로 아침 먹고는 밭으로 출동을 했다.
딸 아이네 애들을 데리고 밭에가서 흙도 만져 보게 하고 수확하는 것도 좀 보게 한다고 동행을 했다.
녀석들이 좋와하고 밭에 도착하여 차에서 내리니 흥겨원 춤을 춘다. 자식 사랑이 내리 사랑이라 했던가.
내 딸아이들의 자랄 때의 귀여움 보다도 손주녀석들의 재롱이 너무도 귀엽고 사랑스러운걸 보면 그말이 맞다.
둘째 꼬마도 언니에게 뒤질세라 한바탕 놀아본다고 폼을 잡는 양이 너무도 귀엽다.
밭에 간다고 완전무장을 하고들 따라왔는데. 밭에 들어기도 전 부터 좋다고 난리다.
이런 아이들을 위해 땅을 갖고 시골에 살면서 가끔 들르게 하여 흙과 친하게 만들어야지 하는 맘이
항상 있다. 흙과 친하게 지내는 것인 인간의 온화한 성격 형성에도 많은 영향이 있다는 걸 알기에 더욱 그러한
생각이 내 가슴에서 떠나지 않는다.
햇볓가리개 텐트를 차에 갖고 다니는 덕에 그걸 밭 한 가운데 쳤다. 애들이 햇볓으로부터 좀 쉴곳을 만들어 주기위해서.
큰 녀석이 자기가 직접 해 보고 싶다고 한다. 요령을 가르켜 주고 실제 해 보게 하니 곳잘 한다.
애들을 햇볓으로부터 차단시켜 주고는 우리는 작업 준비를 하였다.
4 고랑 중에 오른쪽 2 고랑이 우리가 심어 놓은 호박고구마밭이다.
땅이 너무 질퍽한 곳이고 흙도 차진 흙이다 보니 고구마로서는 좀 모래가 섞인 곳이 좋은데
이게 좀 흠이긴 하다. 그래도 이런 곳을 이용하게 해주는 친구 덕에 농산물을 직접 가꿔 먹는데
고마운 일이다.
작업 순서는 우선 고구마 줄기를 걷어낸다.
낮으로 고구마 줄기를 모두 뿌리부분을 보이게 하고 잘라서 걷어내고는 그위에 씌워 놓았던 비닐을 걷어내야한다.
비닐을 그대로 두면 땅이 또 오염이 되니 주변을 깨끗하게 해 둬야하기에. 그리고 밭 고랑 사이에 잡초 나지 않게하기위해
깔아 놓았던 부직포도 걷어낸다. 부직포는 내년에 또 써야 하니 보관을 잘 해야 한다.
집사랍이 캐기시작하고 애들도 따라 한다고는 하지만 제대로 캘리는 없다. 그저 장난삼아. 흙에서 노는게
우리도 바라는 바이고. 고구마가 하나씩 나올때 신기하게 본다. 농사라는게 뿌린대로 거둔다는 진리가 적용되는 곳이다.
작황의 좋고 나쁨은 기후에 따라 다르고 그만큼 얼마나 정성을 들였느냐에 따라서 틀리기 때문이다.
한번 씨뿌리고 나몰라라 하고 내버려둬서는 절대로 기대하는 만큼의 수확을 못 얻는다.
자주 가 보고 풀도 뽑아주고 거름도 주면서 거들어 주는 것이 수확의 기쁨을 맛보는 지름길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얼마나 관심을 갖고 사는가에 따라 다르듯. 사름은 그 반응이 순간적으로 나타나니
그 반응 속도의 차이가 있을 뿐.
줄기가 길게 달려있고 크지 못한 고구마 하나를 들고 쥐꼬리 잡고 들어 올린 쥐모양이다.
꼬마 녀석들은 캔 고구마를 옮기는데 일조들을 하였다.
땅이 너무 축축하고 끈적거려 캐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힘도 더 많이 걸린다.
또 그많큼 많은 량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보니 작념만큼 신나지는 않는다.
한 고랑을 캐고는 쉬는 시간을 갖었다. 애들에게 간식도 먹이고, 딸이 와서 교회간다고 데려가기로 하였기에.
텐트 안에서 좀 쉬며 먹을 걸 챙겨 먹이고 쉬는데 바람이 너무 쎄게 불어와 텐트가 넘어졌다.
땅에 고정하는게 흙이다 보니 약해서 뻐져버렸다. 바람이 많이 불면 너무 약한게 이 텐트다.
지난 여름 동해 바다에서도 같은 현상이 있었는데.
고구마 캐는데 한번 더 해 본다고 덤벼 일을 시켰다. 이런 걸 하기엔 너무 어린 나이지만 그래도
흙을 만지고 수확물을 캐고 나올때 즐거워하는 모습은 노력의 대가와 땅에서 나오는 농작물의
고마움도 느꼈으리라. 애들은 제 엄마 아빠가 와서 데려갔다.
이 땅이 논이였던 걸 밭으로 만든 땅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가 여니 밭 같이 흙의 포근함은 덜 한 기분이다.
토양이 그만큼 다르다는 것이다. 우리네 살아가는 삶도 토양이 좋아야 제대로 된 사람이 나오듯 천지 만물이 다 같다.
이것이 진리이다.
지난 주에 와서 목초액으로 배추와 무를 소독해 주었더니 오늘 보니 배추가 아주 깨끗하다. 벌레가 하나도 없다.
싱싱하게 잘 자라고 있는 걸 보았다. 여느 소독약을 쓰지않고 자연물인 목초액을 사용하니 이렇게 깨끗하다.
무도 많이 자라나 있어 다음 주 정도는 솎아줘야 겠다.
잠시 쉬는 시간을 갖기전에 옆으로 흐르는 개울가고 가보았다. 물이 많이 내려갔던 비 많이오던 떄와 틀리게
물의 량이 많이 줄었다, 헌데 계속 흐르는 물 속에 이런 이끼가 많이 자라고 있다.
옛날 격언에 흐르는 물속의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데 이게 왠 조환가 했다.
옛 말이 틀리는 것도 있구나 하고 자인해 본다. 어째 이끼가 이렇게 무성하게 자라고 있나. 수질의 영향인가.
이 물은 산에서 그대로 흘러내리는 계곡 물인데.
두 고랑을 다 캐고 보니 이렇게 한 줄로 늘어선게 전부다.
큰 것들이 그리 많지가 않다. 올 해는 비가 너무 많이 내려 흙속이 너무 습기가 많아 썩는 것도 생긴 걸 보면
수확이 적은게 당연 하다. 자연재해로 봐야지. 어쩔 건가. 그래도 만원어치 줄기를 심었던 것인데 그 보단
수확한 량이 더 값어치가 있으니 다행이다. 캐서 오랜 시간 이렇게 말렸다.
까치가 많이들 날라 다닌다. 밭이 요 녀석 한마리가 앉아있다가 날아간다.
텐트 안에서 바라본 하늘이 너무도 맑고 파란 전형적인 가을 하늘이다.
정교수네가 심어 놓은 꽈리나무로 부터 요렇게 예쁜 꽈리가 여러게 나왔다. 색갈도 어쩌면 이렇게 빨간지.
너무 예쁘다. 어릴때 집 뒤에 심어 많이 수확하고 그걸 갖고 놀던 추억이 있다. 안에 있는 걸 빼어 공 같이 속을
비게하고 요즘의 풍선껌 같이 부풀려 누르면서 나는 소리를 듣는 그런 걸 이 꽈리로 했으니.
꽃이 떨어져 나간 후의 이 줄기가 목걸이 체인같이 보인다.
예쁜 꽃도 있어 담아본다. 밭에 있으면 여러가지 들꽃 야생화가 보면 볼 수록 소탈하다.
무를 한판 더 심어 놓은 것도 잘 자라고 있다. 집사람이 조금씩 솎아내면서 밭을 매 준다.
밭을 매 준다는 것은 흙을 조금씩 뒤집어 주면서 공기의 유임을 도와주는 걸로 알고있다.
주위의 잡초들도 뽑아주고 숨구멍도 만들어 주고. 잘 자라겠지. 애들아 튼튼히 자라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