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성공 조건-(혁신기고문 펌글)


2010/08/16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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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성공조건
삼성경제연구소 류지성 연구전문위원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Built to Last,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 등의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짐 콜린스가 얼마 전 또 한권의 책을 냈다. 제목은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How the Might Fall’이다.
여기서 위대한 기업이란 바로 그가 이전에 그렇게 칭찬했던 기업들을 말한다. 이들 중에는 HP, 모토롤라, 서킷시티,
머크 등이 있다.
기업이 몰락해 가는 과정에는 ‘위험과 위기 가능성을 부정하는’ 단계가 있다고 한다. 긍정적인 징조를 확대하고
부정적인 것을 축소하거나, 대화나 토론의 양과 질이 떨어지고, 실패의 책임을 전적으로 외부 요인이나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함정에 빠진 기업은 아무리 위대하더라도 여지없이 몰락한다.
한국의 대학에 위기라는 말이 오간지도 꽤 오래되었다. 학령인구 감소, 산업의 급격한 변화, 글로벌화 등으로
대학들은 위기를 실감하고 있다. 이런 위기감 속에서 최근 대학들은 생존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비전제시와 경쟁력강화 방안을 마련하느라 여념이 없다. 대부분의 대학들은 중장기발전계획쯤은 준비해 놓고 있다.
그런데 여기까지이다. 중장기발전계획이나 혁신전략은 실행을 전제로 하는 것이지만 현실에서는 이것이 만만치 않다.
태스크포스팀을 짜고 야단법석을 떨면서 개선안을 마련할 때까지만 해도 관심이 없던 구성원들이 ‘자기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그야말로 난리가 난다.
이런 모습은 비단 대학뿐 아니다. 어떤 조직이든지 혁신을 시작할 때 약방의 감초처럼 나오는 이야기들은 다음과 같다.
‘총론은 찬성한다. 그런데 각론은 곤란하다.’ ‘나는 충분히 이해를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 동안 아무런 커뮤니케이션이 없다가 갑자기 이런 안(案)을 들고 나오면 어떻게 하나?’, ‘나도 정말 우리 회사를 위해
고민을 많이 하는 사람이다.’ ‘과거에도 해 보았는데 뭐가 달라졌나?’ 짐 콜린스에 의하면, 모두들 위기라고 하지만 실상은
위험과 위기의 가능성을 부정하는 태도들이다.
사실 변화는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현 상태를 더 편안해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변화에는 언제나
심리적인 저항이 있다. 오래된 조직일수록, 과거의 변화 과정에서 실패를 경험했을수록, 무엇보다 혁신활동이 자신에게
손해를 끼칠 것이라고 생각할수록 그 당사자는 변화에 대한 심리적 저지선을 두텁게 친다.
그러면 언제 변화가 일어나는가? 바로 변화를 요구하는 압력이 저항하는 심리적 저지선을 뚫고 나올 때이다. 예를 들면,
개인적으로 현재의 불편함이 변화로 인해 부딪힐 불편함보다 훨씬 클 때는 변화를 수용한다. 구성원의 사기저하나 불만이
팽배해 질 때 이제는 바꿔 보자라고 하면서 변화에 동참한다. 극단적인 경우도 있다. 외부의 강력한 힘으로 인해 변화를
거부하면 생존이 위협을 받을 때이다. IMF금융위기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하지만 외부의 힘에 굴복하는 이런 상황에서는
변화 자체가 엄청난 고통을 수반한다.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이나 조직은 현재의 편안함을 거부하고 늘 남보다 앞장서서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한다.
변화를 무작정 시도한다고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변화에도 원리가 있다. 변화관리의 대가인 하버드대 존 코터교수는
변화의 첫 단추는 바로 위기감 공유라고 한다. 우리가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앞으로도 잘 될까?에 대한 답을 해 보면 된다.
어떤 회사는 부서장들에게 회사의 약점을 적나라하게 분석하고 망하는 시나리오를 작성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가능하면 구성원들이 위기를 느끼고 만지고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변화의 성공요소 중에 빠질 수 없는 것은 소통이다. 변화를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많은 사람들은 불안해하거나 두려움을 느낀다.
그래서 그들의 근심을 덜어주고 변화 비전에 대한 신념을 심어주는 소통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망해가는 IBM을 구원해
오늘날 최고의 기업이 되게 한 루 거스너의 성공은 직원들과의 솔직하면서도 진심어린 소통에서 비롯되었다.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되 쓸데없는 혼동이나 분노, 불신을 주는 불필요한 정보를 제거하는 것도 소통의 중요한 측면이다.
작지만 단기간에 성공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 조직이 진로를 바꾸려고 할 때 변화를 앞장서는 사람들은 한꺼번에 많은 것을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너무 많은 일을 동시에 하려고 하면 그 중 어느 것도 빠르게 해결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불안과 걱정만
증폭시킨다. 그보다는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두고 단기간에 성공을 이끌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람들은
작은 변화라도 결실을 보면 다른 변화에도 자신감을 가진다. 다만, 이때 변화의 속도감을 늦추지 않아야 한다.
변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가장 흔히 겪는 문제는 위기감이 가라앉는 것이다.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성공은 자기만족에 빠지게
하면서 위기감 상실이라는 부작용을 가져온다.
변화의 결실이 나올 때마다 이를 정착시켜야 한다. 변화에 성공한 것도 어렵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더 어렵다.
조직문화나 전통은 늘 원래 상태로 회귀하려는 힘이 강하기 때문이다. 변화 정착을 위해서는 평가와 보상, 교육훈련 등
제도적인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변화한 것들이 새로운 문화로 정착될 때까지 제도적 장치는 계속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변화에는 끊임없이 자기를 비우는 일이 구성원 모두에게 요구된다. 어떤 조직이든지 현재대로 가면 분명히
심각한 위기에 빠질 것이 분명하니까 그렇게 어렵다는 변화를 시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라는 것은 개인에게 언제나
귀찮고, 불안하고, 때로는 손해까지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한 가지밖에 없다. 바로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이 공동운명체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공동체를 위해 나를 조금이라도 비우는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복지부동하면서 변화에 앞장서는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어쩔 수 없다. 변화 반응을
조사한 어떤 연구를 보면, 변화에 성공하는 조직에도 반대자가 5%, 회의적인 자가 10%, 마지못해 따라가는 자가 25%는
있다고 한다. 심하게 말하자면, 15%는 포기하고 가라는 것이다. 이들에게 에너지를 쏟는 것보다는 적극적이거나 변화를
수용하는 나머지에게 집중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출처] 변화의 성공 조건|작성자 newhany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