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이었다.
백락이 나타나자 말 장사꾼들의
수군대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나타났다. 백락이 나타났어!”
백락은 못 들은 척하고
말들 사이로 누비다가,
어제 집으로 끌고 왔던
바로 그 말 주위를 몇 바퀴
빙빙 돌았다.
그러다가 갑자기
감탄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 아깝다. 아까워!”
백락의 한 마디에
말 값은 열 배나 뛰고 말았다.
어쨌건 새옹은 자신의 말도 찾고
명마도 공짜로 얻었으니
기분이 안 좋을 리 없었다.
그러나 새옹은 웃지 않았다.
'아니다!
뭔가 석연치 않다!'
뭔가! 불길(不吉)한 마음이 들었다!”
이튿날이었다.
아침부터 마을사람들이
새옹의 집으로 모여들었다.
“축하합니다! 잃었던 말이 호지의
명마까지 데리고 왔다면서요!
축하해마지 않습니다!”
촌장의 축사에 새옹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오, 아니오!
이 복이 화가 될 지도 모르는 일이오!”
“공짜로 명마까지 얻었는데,
그게 무슨 화근이 되겠습니까?”
“두고 볼 일이오.”
새옹에게는 승마를
무척이나 즐기는 아들이 있었다.
“아버지,
저 새로 시집 온 암말은 저를 주시지요.”
새옹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안 된다! 저것은 수놈의 것이다!
인간이 타면 불길하다고 돼 있었다!”
그러나 아들은 새옹의 주의를
귀담아 듣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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